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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08 제일병원 자궁근종 복강경 수술 후기 생생100% - 비용,흉터,부부관계,임신 15

드.디.어. 결전의 날. 수술날 입니다.

전날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잠을 못잘줄 알았는데.. 잘 잤어요^^ (의외료 제가 안 예민한듯 ㅎㅎ)

 

저는 오전 7시45분 수술이 잡혔습니다.

제가 첫 수술이라서 좀 일찍 준비한다고 전날 간호사분께서 설명해주셨어요.

 

오전 5시부터 혈압재고 뭐 어쩌고 하다보니 5시 좀 넘어서부터 깼습니다. (병원은 너무 일찍부터 뭘 자꾸 해요 ㅋㅋ)

일찍 일어난김에 씻고, 머리감고.. 맘을 경건하게 준비했지요.

 

 

근육이완제인가 그거랑 신경안정제인가 ....암튼 잘 모르겠는 두대의 주사를 엉덩이에 맞았습니다.

그걸 맞으니 헤롱헤롱 어지럽더라고요.

어지러울꺼라고 간호사분께서 얘기해주셨었는데 얘길 들었는데도,, 진짜 많이 뱅뱅하더군요.

그래서 마취도 하기전인데 이때 주사맞은 병실에서부터 기억이 뜨문뜨문 납니다.

 

침대를 옮겨서 수술실로 사람들이 옮겼던 것 같고, 수술실의 장면이 1초정도 생각이 납니다.

수술대에 손을 묶었던 그 장면 1초.

그리고는 기억 아웃.

 

깨보니 회복실이네요.

 

무지 춥고.. 아픕니다.

 

어떤분은 배를 칼로 찢는듯한 느낌이라고했는데, 전 이런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무.지.무.지.아.팠.습.니.다.

 

제가 무의식중에 "아파요..아파요..."했나봐요.

그래서 진통제를 투약 최대치까지 놓았다고 하네요.

 

 

그게 문제였을까요? ;;;

 

회복실에서 깨서 기억나지 않는 경로로 제 병실까지 왔습니다.

수술복에서 환자복으로 다 갈아입혀주시고, 절대 2시간동안 자지말라고 막 얘기하십니다.

근데 정말 졸려 죽겠더라고요. 딱 한숨 자고싶은 메롱한 상태인데..

"지금 자면 다시 회복실로 가셔야해요" 이 말을 몇번듣고.... 겨우겨우 버텼어요.

 

소변을 몇시간 안에 보라고하셨는데, 다행히도 셀프로 쉬가 마려워 소변은 오케이 통과.

 

그런데 그다음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마취제때문인지.. 진통제 때문인지 속이 울렁울렁 부대껴 죽겠습디다.

 

속 저~~~ 아래부터 올라오는 울렁거림이 참을 수가없더라고요. 그래서 간호사분께 아프고 울렁거린다고했더니

진통제를 최대치까지 넣어서 더 투약할수가 없데요. 그리고 울렁거리는 약을 놓아주셨는데 그게 하나도 안듣더라고요.

 

그래서 한 점심무렵부터 새벽 1시까지 거의 12시간을 그렇게 쌩 고통속에서 보냈습니다.

먹은게 없었기 때문에 위액을 6번이상 토해냈고요.

의료진이 해줄 수 있는건 없었습니다. 그냥 토해야 좀 낫다고 그럴 수 밖에 없다네요.

정말 이땐 이러다가 내가 딱 죽을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 더라고요...;;

 

 

아파주겠는데 누군가 통증을 숫자로 표현해보라는 어이없는 질문을 했었죠.

그래서 그냥 "아파 죽겠어요'라고만했어요. 이 숫자가 침대 아래쪽에 있는데.. 이걸 볼때마다 아주 놀리는것같아 웃겨요.

 

고통속에서 12시간 이상을 보내니 이상하리만큼 갑자기 기운이 회복됩니다.

배도 별로 안아프고, 속이 딱 진정되더라고요.

 

새벽 1시쯤엔 보호자와 대화도 가능했고, 여기가 어딘지 내가 누군지 가늠도 되더라고요.

 

다시 지쳐쓰러져 잠을 자고

밤새 몇번을 링거갈고,체온체크,혈압체크... 간호사들이 수시로 제 상태를 체크합니다.

 

다음날 오전 6시부터 물을 먹을 수 있다고하는 기쁜소식도 전해주시고요.

그런데 며칠을 제대로 안먹어서 그런지 물을 먹고싶은 생각도 잘 안나네요.

 

그래도 물을 먹어야 상태가 좋아질 것같아서 홀짝홀짝 오전시간에 물을먹고

점심때는 미음이 나왔습니다.

 

 

<수술 후 1일차>

 

수술중에서는 간단한 수술이라고하지만 그래도 전신마취를했고 구멍을 냈고,혹을떼어냈는데

어쩜이리 회복이 빠르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복이 LTE급이었습니다.

 

점심에 미음먹으라고 나오는데.. 꼭 벽지바를때 쓰는 풀 같은 맛입니다 (먹어보진 않았지만...)

아마 먹어봤다면 둘이 맛은 똑같을 것 같네요.

이 맛없는 미음을 김치도 없이 먹으라고..;;; 힝

1/5정도 먹고 맛없어서 말았네요. 맘 같아서는 지금 치킨도 한마리 뚝딱 할 수 있을 것같은데...

 

 

수술후 다음날 저녁식사에는 죽이 나왔습니다.

아까 점심때 미음보다는 100배 먹을만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뭐 먹을 맛은 아니예요.

얘가 맛이없는지, 제가 입맛이 없었던건지.. 둘다였던 것 같아요.

 

이것도 반절정도 먹고 끝.

 

수술 후 다음날 미음을 먹으면 먹는진통제로 바꿔서 주시는데..

안아파서 전 안먹겠다고했어요... 안아픈데 진통제를 먹을 필요는 없는것 같아서.

 

혹시 제가 건강체질이어서 그렇지않냐고 생각하실 수 있을텐데..

전 알아주는 약골입니다. 골골골... 그런 저도 견딜 수 있는 수술인가봐요.

 

참..그리고 수술 수 한 피검사에서 7.1 수치가 나와서.. 철분제 한대 맞았어요.

 

그리고 새벽에 열이 났나봐요. 간호사분들이 열난다고 해열제 놓아주시더라고요.

 

 

<수술 후 2일차>

 

이제 밥을 주시네요.

근데 병원밥은 기능성에 초점을 둬서 그런지 밥이 너무 질어요;;;; 완전 떡밥

소화 잘되라고 그런 것같아요.

그래도 빨간 김치도주고.. 어제보단 살만하고..먹을만 해요.

 

그리고 어제보다 배 땡기는 느낌도 더 줄고.. 걷는것도 날아갈 것 같습니다.

 

아침먹고 끙아도했고요.. 근데 위랑 장이 아직 많이 놀란상태여서 그런지 설사했어요;;

 

아침밥 먹고 아무이상 없으면 뭐든 먹을 수 있어요.

근데 이상하게 식욕이 없어서 전 그냥 주시는 밥만 먹었네요.

 

저녁에는 열이 또 38도까지 나서 타이레놀 처방받아서 먹었고, 열은 바로 내렸습니다.

 

아마 몸에서 유익균들이 싸우고 있었나봐요. 몸에서 열을 자꾸내고.

 

 

<수술 3일차>

 

입원했을때 그래도 수술 환자인데.. 어떻게 3일만 있고 그냥 보낼 수 있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ㅋㅋ

수술 3일차되니 이게 집에 가도 되는 컨디션이더라고요.

괜히 병원에서 보내는게 아닌가봐요.

 

수술용바늘을 5일동안 꽂아놓고 있었던 팔목에서 드디어 바늘을 뽑았습니다.

전 마지막날에 또 철분제를 맞아서 계속 꽂고있었거든요.

부근에 멍이 들었네요.

근육들도 놀라서 딱딱하게 부어있었어요.

이건 퇴원하고 2일동안 계속됐어요.

 

 

전 3인실 병실 4박에, 모든진료 특진, 보호자식 2번신청 등등 해서 수술비용은 156만원정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흉터는 3일뒤에 샤워하면서 밴드떼고 그때부터 연고바르면 된다고하시네요.

집에와서 2일정도 지나면 상처부위가 나을려고 간지럽기 시작해요..

 

부부관계는 수술 후 한달간은 피하라고하셨고,

임신은 오히려 더 잘 될 수 있다고 격려해주셨어요.

 

마지막 피검사가 6.9수치가 나와서 철분제도 처방받고 집에서 그냥 뒹굴뒹글 먹고자는 모드로 살고있습니다.

 

아직 흉터가 다 아물지않았고, 배도 약간 땡기지만..

제가 알아주는 약골에 안건강하고 약한 사람이거든요.

저같은 사람도 견뎌낸 수술이니.. 전혀 겁 안먹으셔도 된다는 얘기 해드리고싶어요.

 

그리고 제일병원 의료진들 모두가 너무 친절하시고 실력있는 분들이라, 모든걸 맡기면 되는 부분이니 절대 겁먹을 것도 없고요.

아~주 작은 문제까지도 다 신경써주시고 걱정해주시던 간호사분들

성함도 잘 모르지만 이 포스팅을 통해 정말정말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수술을 앞두고 계시다면.. 너무 겁먹지 마시고 힘내세요!!


Posted by 진흙탕속 빨간하이힐 :